필자가 쓰는 글의 내용은 군대이야기가 그렇듯...
그저 그렇게 알고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인물이나 사건등을 각색해서 썼으니 사실인지 코치코치 캐묻는다면 필자를 무지
당황하게 만드는 불상사(?)가 생기니 그저 그렇게 알고 가볍게 읽어 주시면 됩니다.
부사관이나 위관장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소대장,중대장때의 경험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나는 기독교인입니다.
저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알려주려면 필요한 내용 같아서 몇자 적어봅니다.
그동안 교회서 금기시된 음주에 관한 개인적인 내용을 적으려 합니다.
조금은 부담이 되지만 맘 편하게 글을 씁니다.^^;;


내가 처음 술을 입에 댄적은 6살 정도 였을것이다.
성남에서 살 때 인데 아버지는 당시 목수,인부들과 함께 집을 수리하고 공사했던 적이 있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부엌에 있는 주전자를 갖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부엌에 가보니 노란주전자가 있는데 들어보니 꽤나 무거웠다.
물인가 싶어 뚜껑을 열어보니 쌀뜨물 처럼 하얀물이 있었고 냄새가 고약했다.
한 모금 입에 넣으니 쉰내고 나서 해서 금방 밷었다.
그런데도 인부 아저씨들은 잘도 마셨다.

다음날 아버진 내게 또 그 주전자를 갖고 오라고 하셨다.
이번엔 부엌에서 쪼그리고 앉아 조심스럽게 한사발을 떠서 한모금 한모금 마셨다.
정말 먹을게 없던 시절 막걸리는 그런데로 간식(?)처럼 느꼈다.
내가 좀 지체되자 한 인부아저씨가 부엌에 들어 오시다 날 보고 웃으면서

\"김치랑 같이 먹어봐\"
\"허걱.......\"

순간 정막이..
잘은 모르지만 죄짓는다는 느낌을 가졌던것 같다.
아저씬 주전자를 갖고 가시면서도
친절(?)하게도 내가 마셨던 사발에 막걸리를 가득 붓고 가셨다.
한참 막걸리를 바라보다.
문득 생각난 사람처럼
찬장을 열어 김치와 함께 먹었더니 그런대로 맛이 있었다.

\'술심부름과 담배심부름은 자식에게 시키지 말라\'고 했는데..

다음날 아버진 내게 또 주전자심부름을 시키셨다.
주전자를 갖고 가면서 내 혀엔 막걸리 맛이 각인 되었는지
가는 도중 홀짝 홀짝 마시면서 걸어갔다.
대낮이라 금방 얼굴이 붉어졌다.
아버진 홍조띤 예쁜(?) 내얼굴을 보셨는지,
아님 인부아저씨에게 얘기를 들어서 였는지
그 후 주전자 심부름은 없었다.
왠지 아쉬움이 싸하게 느껴졌다.



그후 술을 입에 댄적은 대학시절 \'학보사\'에 들어가면서였다.
난 88학번으로 전두환정권이 바뀌고 노태우 정권으로 들어갔지만
사회와 학교는 연일 데모와 최루탄으로 범벅이 된 시절이었다.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나와 함께 7명은 수습기자가 되었다.
몇일후 \'신고식\'을 한다며 \'금희장\'이라는 화교가 운영하고 있는 중국집에 갔다.
한 선배가 중국집에 가기전에 이거 먹어두면 좋다며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겔포스\'를 주었다.
조금있다가 엄청난 일이 생길줄 꿈에도 생각 못하고 달짝한 \'겔포스\'를 먹었다.

조그만한 중국집이라 우리만 자릴 지켰는데 중국집사장님 표정이 그리 밝지 못했다.

\"이집 짬뽕이 최고야\"
라며 국장인 선배가 짬뽕으로 통일 시켰다.
모두들 말이 없었다.
우리 동기모두 입이 툭 튀어 나왔지만 중국정통 짬뽕을 곱배기로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2부 순서라며
국장인 선배가 깨끗하게 비운 짬뽕 그릇에 소주를 가득 붓더니
수습기자인 우리들 보고 한 사발씩 비우란다.
우린 눈이 똥그래져 기겁을 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겔포스\'를 준 선배가 먼저 시범을 보였다.
쓰디쓴 소주 한병을 부어 넣은 짬뽕그릇을 단 번에 비웠다.
\"캬아~~\"
말 그대로 \'원샷\'이었다.
이런 엽기를 그들은 시범으로 보여 주었다.
우리 수습들은 중국집에 감금 당한채 선배들의 엽기를 봐야 했다.

역시 중국집 사장님 표정이 그리 밝지 못했다.

난 신앙인으로서 입에 술 한금도 대지 않았다.
버텼다.
예수님찾고,나실인 찾고, 어쩌구 저쩌구...
선배들의 온갖 공갈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그런데 한선배가
\"지~랄하네. 여기 교회 안다닌 사람 없어\"
\".......\"
대부분 묵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나보고 유별라며 적응이 덜 되었다며 오늘 비로서 인간이 되도록 만들어주겠다고
날 집중공략하기 시작했다.

우선 여자선배들이 나서서 남자 선배들과 똑 같이 엽기를 보여 주었다.
우리 동기들은 여기서 하나 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여자도 하는데...\'
처음 스타트를 한 동기는
남자들보다 대가 센 \'현주\'라는 여자동기가 흔히 말하는 \'주당\'이었데..
그애가 소주 한사발를 \'원샷\'으로 들이켰다.
그리고 내 잔도 뺏어서 \'원샷\'으로 들이켰다.
그곳에 모인 모두들
\'뜨악\'한 표정에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드디어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었다.
한마디로 \'달아올랐다\'

모두들 그애의 모습을 보고 하나 둘 용기를 갖고
불굴의 의지의 한국인임을 보여주었다.
나도 샌님처럼 앉아 있을수 없었다.
일단 소주 한사발이 입에 들어가니 말그대로 필름은 끊기기 시작했고..
내가 술을 마시는건지 술이 나를 마시는건지
계속 물처럼 마셨다.

좀 지나니 매스꺼움에 속이 불편하더니 그자리에서 분수처럼 토악질을 하였고,
그러자 여기저기서 연발로 토악질을 품어대기 시작했다.
작은 중국집은 ...
짬뽕으로 가득찬 시궁창이 되었다.

내인생 여기서 끝나는 줄 알았다.
난 정신을 잃기 직전 도망쳐 집으로 간신히 왔다.
\'내 두번 다시 학보사에 가지 않으리...\'
굳게 다짐하였고 나와 뜻을 같이한 동기일부는
다음날 작당을 하여 \'사직서\'를 들고 \'학보사\'에 갔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미안하다며 식사 같이 가자 하자며 끌고 간곳이
장소만 다를뿐 어제와 똑 같은 엽기를 봐야했고...
그런 분위기는 나도 모르게 적응되어 갔다.
그후 말없이 \'학보사\'에 잘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무척 방황하기 시작했다.

사실 교회 대학부(지금의 2청년부)의 현실이 \'학보사\'와 별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모습에 상처도 신앙의 갈등도 생겼기 때문이다.
해방신학이 내게 쏙쏙 들어왔다.
아무래도 선배들의 영향이 많았던것 같다.




그렇게 고민하던 차에 합격통지서를 받고 \'3사관학교\'에 입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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