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쓰는 글의 내용은 군대이야기가 그렇듯...
그저 그렇게 알고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인물이나 사건등을 각색해서 썼으니 사실인지 코치코치 캐묻는다면 필자를 무지
당황하게 만드는 불상사(?)가 생기니 그저 그렇게 알고 가볍게 읽어 주시면 됩니다.
부사관이나 위관장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소대장,중대장때의 경험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3사관 학교 입교 첫 날.
4월9일(월) 이날은 내 생일이기도 하였다.
나는 6훈육대 3구대 3내무실로 배치를 받았다.
6훈육대 옆에 작은 공터에서 전투복, 군화, 생필품 등을 받고,
내무실로 들어갔다.
구대장들은 우리에게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그냥 ‘후보생’이었다.
내무실은 2층 침대가 4개가 있어 8명이 생활했다.
모두 출신지역이 달라 사투리가 난무했는데.
특히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후보생이 많았다.
처음엔 경상도 억양에 사투리가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군대에선 ‘표준어’만 사용해야 하기에 차츰차츰 사투리가 다듬어 지게 되어
지방에 살던 후보생들은 사투리가 조금 섞인 ‘표준어’를 사용하기에 이른다.
재밌던 것은 평상시엔 표준어를 사용하다가도
면회 때나 전화를 걸땐 바로 사투리가 튀어 나온다.
“어메 참말이지 보고 싶다 안카나..”

입교 후 얼마안되어 오리엔테이션이라고 ‘충성관’에서 ‘충성대’라는 영화를 상영했다.
3사관학교에서 배울 훈련을 다큐멘타리식으로 보여주었는데
말이 영화지 특수부대에서 훈련하는 과정을 보는 것 같았다.
내가 받아야 할 훈련들을 정말 잘 해낼 수 있을까.
장교가 되기 위해 저 힘든 교육을 소화 해야 하나…
덜덜 떨며 영화를 보았다.

우린 3주간 에니멀 트래이닝이라는 ‘군기본자세훈련’을 받았다.
표준어 사용법, 군가를 부르고, 제식훈련, 구보, 분열, 태권도등
사회에서 물들었던 모든 생각과 행동을 개조하기에
3주간은 지옥과도 같은 기간이었다.
이 기간동안에 많은 동기들이 하나 둘 자고 나면 자퇴하여 사라졌다.
3구대에도 자퇴생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어렵게 힘들게 3사관학교에 들어왔는데 쉽게 포기하고 나가는 동기를 보면서
붙잡기도, 애원하기도, 용기와 위로도 해 주었는데
학교를 떠나는 녀석들을 원망하기 보다 한편 그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 당장 학교를 떠나 집에서 편히 쉴 순 있어도
결코 올바른 선택이 아님을 깨달을까?
장교가 아무나 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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