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쓰는 글의 내용은 군대이야기가 그렇듯...
그저 그렇게 알고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인물이나 사건등을 각색해서 썼으니 사실인지 코치코치 캐묻는다면 필자를 무지
당황하게 만드는 불상사(?)가 생기니 그저 그렇게 알고 가볍게 읽어 주시면 됩니다.
부사관이나 위관장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소대장,중대장때의 경험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3사관학교에 입교한지 얼마 안되어 구대장 으로부터 전달이 내려왔다.
툭하면 전달, 집합, 기상,
정말 듣기 싫은 소리 중 한 소리다.
암튼 우린 무슨 소린가 바짝 긴장해서 두 귀를 쫑긋 세웠다.
“지금부터 1분 이내로 후보생들이 입고 왔던 옷과 바지…
그리고 신발등 보급품이 아닌 것들을 모두 갖고 교육실로 집합할 것 실시”
우린 신속히 챙겨서 좁은 교육실에 모였다.
웃음기 하나 없고, 차가운 마네킨 같은 구대장 한 분이 들어오셔서
우리들에게 포장지를 건네 주었다.
“지금부터 갖고 온 모든 것을 고향으로 보낼 테니 잘 포장해서 반납할 것”
그리곤 나가셨다.
나는 갖고 온 옷을 찬찬히 살펴 보았다.
코끝이 찡해 온다.
나의 추억이 담긴 청색점퍼와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
이것 마저도 내 품을 떠나는구나 생각하니
왜 그리도 서글픔에 아려오는지.
벌써 한 쪽에선 훌쩍이는 동기도 생겼다.
난 틈틈히 부모님께 쓴 편지와 동생에게 쓴 편지를 넣어 포장했다.

‘나의 분신이 떠나려 한다.’

누런 포장지는 우리집 주소가 적히고 3사관학교가 적힌 소포가 되어
자식이 군에 가서 보내는 첫 번째 소포이자 편지를
부모님과 내 동생들이 받게 된다.

어떤 기분으로 받으실까…
나중에 동생에게 들었는데
내 앞에서 끝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어머니는
소포를 받아 펼쳐 보시곤 펑펑 울었다고 한다.

소포와 함께 나의 사회에 대한 추억도 헤비메탈음악도..
(당시엔 메탈에 중독(?)될 정도로 ‘메니아’였다.)
모든 게 떠났다.
이젠 사회생활과 판이하게 다른 규칙이 나를 기다리고 있고,
어색한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구대장님이 말씀하셨다.
“앞으로 사제물을 쫘악 빼려면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더 굴러야 한다.
목이 터져라 경례를 하고, 군가를 하고 발바닥에 군살이 붙도록 뛰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인내와 끈기로 버텨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병기를 뛰어 넘어 너흰 인간병기를 만들어야 할
장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http://armypx.com 주인장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