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쓰는 글의 내용은 군대이야기가 그렇듯...
그저 그렇게 알고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인물이나 사건등을 각색해서 썼으니 사실인지 코치코치 캐묻는다면 필자를 무지
당황하게 만드는 불상사(?)가 생기니 그저 그렇게 알고 가볍게 읽어 주시면 됩니다.
부사관이나 위관장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소대장,중대장때의 경험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리소대’에 왔으니 강제로 술을 못마시게 한다고 들을 녀석들이 아니기에 오픈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술에 대하여 시행규칙을 정하기로 했다.

병사들 앞에서 각 잡고 규칙을 말했다.
“어험! 술은 중대장님 모르게 보고 없이 마시게 되니 먼저 술을 마실 때 필히 나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최대한 너희들을 감싸주고 책임을 질 것이다...”
고하니 좋다고 난리가 아니다.
(대부분 중대장님께 ‘보고’하면 음주를 허락해 주신다 단, 취하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술취함으로 인한 사고에 대하여 안전을 고려해서 항상 소대장과 함께 마셔야 한다.”
뭔 소린지 …좀 조용해 지더니
“술은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허락해 주겠다. 만일 토끼 마냥 몰래 홀짝홀짝 마시다 걸리면 쮜약 멕이겠다. 알것나”
병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여기 저기서 크로스와 하이파이브가 산발적으로…
이유가 어쨌든 일단 술을 마시게 되는데 고무된 표정이다.
‘역시 착하고 순진하셔…’
녀석들이 날 보는 눈빛이 봄날의 아지랑이 보듯 ‘랄랄라’ 였다…
“두고보자… 으흠”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소대 고참들과 조촐한 회식을 갖는 날.
고참들은 분대장(하사) 4명, 병장(3명), 상병(선임3명)으로 내겐 7대1의 상황.
그리고..
우리 앞에 소주 팻트병 3병과 새우깡, 퉁퉁 불은 라면과 컵이 놓여 있었다.

먼저 선임 분대장들에게 잘 부탁한다며 소주를 한잔씩 따랐다.
군대에는 소주잔이 없기에…
스텐컵에 소주의 한 잔 정도인 양에 맞춰 컵의 1/3정도만 따른다.
‘졸졸…’
모두에게 한잔씩 따르고…
이때 주의를 해야 한다.
모두에게 정확이 한치에 오차 없는 ‘정량’이 떨어져야 한다.
‘군대는 정량이다’라는 말이 있다.
보급품이든 뭐든 똑 같이 나눠야지 그렇지 못하면 난리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신삥 소위가 따르는 술에 희비가 엇갈린다.
누구에게 좀 넘치게 떨어지면 녀석의 화색이 돌고…
실수로 좀 적게 따르면 정색이 돈다.

선임 분대장이 내게 소대부임을 축하한다며 따랐다.
정확히 컵의 1/3에서 멈췄다.
한치도 오차가 없는 정확함.(역시 짬밥은 대우 해줘야 한다.)
보란듯이 ‘시익’ 웃는 녀석이 술병을 떼는 순간
분대장의 손목을 잡았다.
“어 허…난 양이 안차네… 군화를 꽉꽉 눌러서라도 가득채워봐..가아득…”
“허걱”
모두들 놀라고 있다.
그 ‘피’ 같은 술을 혼자 독식하겠다는 소대장을 목격하는 순간인 것이다.
그날이 아마도 소대장은 ‘술먹는스폰지’로 각인되는 순간이다.
떨리는 손으로 분대장은 말 그대로 ‘피’ 같은 술을 컵 가득히 채웠다.
순간 세 명의 상병의 얼굴이 ‘찌굴찌굴’ 이그러 진다.
자기들이 돌아갈 술의 2잔을 내가 마셔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건배’ 제의를 했다.
“소대의 무궁한 영광과 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원샷’으로 깨끗하게 비웠다.
곧바로 술을 따르게 했다.
이렇게 세번을 연거푸 원샷을 했더니…
술은 초장에 동이 났고,…
분대장과 병장들은 그런대로 만족한 표정이나 상병은 뭔가 아쉬운 듯 ‘맹숭맹숭’...
군대에도 이런 말이 있다.
‘억울하면 빨리 병장 되라..’

회식을 마치고…
처음엔 몰랐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자
그 동안 알코올이 뭔지 모르는 순수한 ‘간’은 밀물같이 들어오는 알코올을 분해 하느라 정신 없었다.
‘위장’은 왠 알코올이냐며 항의 하듯 메스꺼움에 ‘트~름’을 연발하고..
‘신체’는 뜨거운 알코올이 돌고 돌아 입고 있던 군복을 풀어 해쳐야 했다.
그렇다고 취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
특히 병사들 앞에서..
그리고 중대장이나 대대장님 순찰시 들키게 되면 정강이는 ‘초전박살’ 당하게 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술에는 장사 없다’ 그러나 정신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술을 이기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옷을 풀어 해치고 어기적 걷는 모습을 놀라움으로 쳐다본다.
정말 거울을 통해 보니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여러분은 절 때 따라 하지 마시길..

그렇게 계급별로, 분대별로 기타등등 건수를 만들어서 술을 마셨다.
사실 혼자 다 마셨다.
이러한 날은 철책에 있는 ‘6달’간 계속되었다.
그 동안 정말 차력사 같은 엄청난 ‘내공’으로 주량이 많이 늘었다.

한번은 부대가 ‘철원’지역이라 민통선 내에서 모내기를 할 때 도와주거나, 소대별 축구를 하게 되어 승리하게 되면 공식적으로 포천 이동막걸리 두 서너말을 상품으로 받기도 한다.
정말 군대축구는 상상을 초월한 ‘전투’다.(나중에 이야기 하겠다)
이날은 맘껏 취해도 되는데 그 많은 술을 병사들이 다 마시게 된다고 생각되니 아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돌아다니면서 한잔씩 주거니 받거니 해서 혼자서 40사발까지 마신 적이 있다.
정말 술이센건지, 정신력이 강한건지, 아님 하나님이 도우신건지…
아직 까지 살아 있는 것을 보니 감사할 따름이다.

‘아~흐’ 살떨린다.

그 후..
점차 병사들은 소대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술’을 ‘무지’ 좋아하며, ‘술’에 대하여 ‘무지무지’ 세며, 병사들과 ‘무지무지무지’ 친해지고자 한다며 ‘술술’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술 좋아 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며…’

사실 병사들이 갹출해서 술을 사는데 한계가 있기에 (병사월급이 만원 전후 하기 때문에) 실재로 술을 마시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술은 마시되 취하면 안되기에 조심하게 된다.

나도 그 명성에 걸맞게 점점 변하기 시작하였다.

내 몸의 30%가 술로 빚어 만들어 졌을 것 이라는 착각을 하게 되었고,

술을 안 하는 그리고 못하는 병사나 간부들을 보게 되면 은근히 무시하며 눈총을 주곤하였다.

‘술 마시는데 분위기 깬다고…’
‘군인이라면 술은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살기(?)위해선 술을 마셔야 한다..’

괴변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주변인에게 은근히 술을 전도하기 시작했다..

점차 술에 대하여 교만해지며 지배당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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